또 첫 직장을 얻더라도 일하는 기간은 짧아지고, 생애에서 가장 오래한 일자리에서의 근속년수도 올해 처음 20년 밑으로 내려서는 등 평생직장에 대한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. 통계청은 30일 이같은 내용의 5월 경제활동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. 청년층(15∼29세)과 고령층(55∼79세)을 대상으로 2005년부터 매년 5월에 실시되는 조사다.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 고용률은 41.4%, 실업률은 6.4%로 전년 대비 각각 0.1%포인트 높아지고, 1.2%포인트 낮아져 고용여건이 개선됐다. 하지만 취업난으로 대학생들의 휴학은 39.7%로 전년보다 0.4%포인트 증가했다. 휴학사유로는 병역의무 이행(67.8%), 취업 및 자격시험 준비(19.3%), 어학연수 및 인턴 등 현장경험(14.8%) 순이었는데, 병역의무 이행 목적의 휴학은 전년 대비 2.6%포인트 감소한 데 반해 나머지 두 항목은 각각 1.9%포인트와 1.7%포인트 증가했다. 통계청 관계자는 "스펙(토익ㆍ연수 등 취업 이력서에 기재하는 요건)을 올리기 위해 더 많은 대학생들이 휴학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"고 설명했다. 졸업 후 첫 취업에 걸리는 평균기간은 줄었지만, 첫 직장에서 머무는 시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. 첫 취업까지 걸리는 평균기간은 10개월로 작년에 비해 1개월 줄었고, 이들이 첫 직장에서 근속하는 기간도 평균 1년 7개월로 지난해보다 1개월 줄었다. 이직 이유로는 근로여건 불만족이 42.5%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개인ㆍ가족적 이유(16.9%), 전망 불투명(10.2%) 등이 그 뒤를 이었다. 높은 스펙 덕분에 취업은 빨라지지만, 역시 그 때문에 직장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져 이직이 잦다는 분석이다.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의 평균 근속년수는 19년8개월을 기록했다. 지난해(20년3개월)보다 7개월이나 줄어든 수치다.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두는 이유로는 사업부진ㆍ휴ㆍ폐업이 26.8%로 전년대비 0.8%포인트 증가했고, 명예퇴직ㆍ정리해고(8.0%)도 0.1%포인트 증가했다. 건강상의 이유(25.8%)나 일을 그만 둘 때가 되어서(6.4%)라는 답변은 각각 1%포인트와 0.2%포인트 감소했다. 은순현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"경제난으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"고 말했다. 정민승기자 msj@hk.co.kr |